[본 얼티메이텀] 개봉 두어달 전.
바야흐로 전편 두 편을 복습할 때가 되었다.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 소설이 리차드 챔벌레인이 주연을 맡았던 티비 시리즈로 유명했던 작품이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이하는 스포일러 함유.
(막간 노래 한 곡.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의 엔딩 크레딧때 나왔던 Moby의 "Extreme Ways". 이 곡은 이나영과 장동건의 삼성카드 광고 CM 송으로도 유명하다. 과연 [본 얼티메이텀] 엔딩에서도 이 곡이 나올런지?)
원작이 20년도 더 된 작품이라 기억상실이란 소재자체가 진부해 뵐 법도 한데 감독인 덕 리먼은 기본설정에 과격할 정도의 스피드감을 부여해가면서 이야기를 재미있게 진행시킨다. 리차드 챔벌레인의 티비 시리즈가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챔벌레인의 제이슨 본과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이 아마 다른 사람처럼 여겨질듯.
리먼의 [본 아이덴티티]의 개작으로 인한 원작과의 차이는, 다음편인 [본 슈프리머시]만큼은 아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성공에 대한 자신이 있었는지 리먼은 이 영화의 결말을 꽤나 연속성있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짓는다. [아이덴티티]의 악당인 알렉산더 콘클린(크리스 쿠퍼)은 제이슨 본이 아닌 비밀 조직 트레드스톤의 수장인 애보트(브라이언 콕스)에 의해 제거되고 애보트는 청문회에서 트레드스톤에 대한 자료를 소각한 뒤 면피책으로 피해간다. 진정한 빅배드는 살아 남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작품인 [본 슈프리머시]에서 제이슨 본은 애보트와 대결을 벌인다.
기억상실에 걸린 첩보원이라는 소재답게 영화의 목표는 악당의 제거가아닌 지워진 기억속에 감춰진 진상의 파악이다. 제이슨 본은 1편과 2편에서 모두 자신이 트레드스톤의 멤버였을 당시 저지른 암살임무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각본은 단순히 전편의 반복이 되지 않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놀랍게도 [본 슈프리머시]에서는 무고한 이의 살해가 정말로 제이슨 본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밝혀진다. 플롯상으로는 좀 여벌이었던 카체이스 장면 뒤에 영화를 마무리하는 클라이막스가 통쾌한 액션 신이 아닌, 제이슨 본이 자신이 죽인 러시아 대사의 어린 딸을 찾아가 사죄하는 장면인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1편에서의 살인 미수, 2편에서의 살인에 대해 제이슨 본 자신은 잃어버린 기억속의 자신과 현재의 모습을 다른 사람으로 구분 지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과거의 망집은 시시각각 그를 쫓아오는 추적자들만큼이나 집요하다. 그렇기에 그나마 연인인 마리와의 재회로 마무리되는 1편에 비해, 여전히 '도망중'인 그의 모습을 보이며 끝나는 2편이 더 우울하기도 하다. 아무리 나쁜놈들이 죽고 죄과에 대한 고백을 한다 해도, 그는 여전히 살얼음 위를 걷는 기억없는 첩보원인 셈이다.유쾌하고 통쾌한 액션 활극이 아니라는 것 외에도 '본 시리즈'에는 고유의 액션 스타일이 있다. 빠르고 민첩한 맨투맨 파이팅, 그리고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에 담긴 카 체이스 장면이 그 두 줄기인데, 이는 특수 장비와 거대한 스케일로 밀어붙어는 미션 임파서블이나 제임스 본드식 액션과는 확연히 다른 멋을 부여한다.
게다가 2편의 감독인 폴 그린그래스는 1편에서 덕 리먼이 구축한 스타일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액션 스타일의 일관성까지도 구축하고 있다. 핸드헬딩이 너무나 어지러운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아쉬움 (아쉬움이었다. 극장 스크린에서 볼때 멀미가 날 정도였거든)을 제외하고는 상황에 대한 변주나 리얼리티도 잘 살아 있다.
배우 보는 재미가 만만찮은 시리즈라는 것도 이미 정평이 나있다.
크리스 쿠퍼나 브라이언 콕스 역시 그 배우들 특유의 음흉하고 위험한 이미지로 악역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 죽었지만. 독특하게도 이 두 역들은 모두 제이슨 본에 의해 죽지 않는다.) 특히나 [본 아이덴티티]에서 저격자로 나온 클라이브 오웬은 영화를 볼 당시 참 인상이 깊다 생각했었기 때문인지 크게 성장한 지금 모습과 비교해서 격세지감도 생긴다.
3편인 [본 얼티메이텀]은 2편의 그린그래스가 감독을 맡았는데, 미국 시사 후 로튼 토마토를 비롯한 이곳 저곳의 평론 사이트에서 [본 얼티메이텀]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 개봉이 무려 9월 하순이라니. DVD는 얼마나 늦게 나올꼬. '아이덴티티'와 '슈프리머시' 합본팩을 안사고 버티길 잘했다 싶었는데.... 내년 봄이나 되야 할듯. 그것도 영화가 재밌어야하지만. 재밌겠지 뭐.
'CULTURE >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본 아이덴티티] 상세 줄거리 요약 - [본 얼티메이텀]을 보려는 이들을 위해 (7) | 2007/09/15 |
|---|---|
|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 2007) (4) | 2007/09/13 |
|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얼티메이텀' 기다리며 복습 (9) | 2007/07/28 |
| 디 워 [D-War / 2007) 시사회 감상 (7) | 2007/07/23 |
| 다이하드 3 (1995) 또 다른 엔딩 (1) | 2007/07/20 |
|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Harry Potter & the Order of Phoenix / 2007) (6) | 2007/07/16 |
-
-
Jade 2007/07/29 04:20
최고죠. 기기묘묘한 가제트들로 무장한 제임스 본드나 든든한 동료들이 있는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보다 한 수 높은 스파이입니다. [카지노 로얄]에서 몸빵으로 밀어붙이는 새로운 분위기가 아무래도 제이슨 본의 영향을 받은거 같아요.
-
-
-
지니 2007/08/04 04:28
저는 외국에 살아서 3편 오늘 보고 왔어요.역시나 기대 이상이었어요.니키가 검정색으로 머리염색을 하고 자르는데 잘 어울려요. 그리고..아주 웃긴 장면 하나,,, 악당 ,,CIA 고위간부의 사무실에 몰래 숨어 들어간 본. 그 악당에게 전화를 걸어서" 너 지금 어디냐 "그랬더니 "나 사무실..." 본이 하는말.."지금 니가 사무실이면 나랑 얼굴 보고 이야기하고 있게?"
-
Tokyo Yang 2007/09/09 01:30
리차드챔벌레인 영화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15년 ~ 20년 된 것 같은데요. 워더브라더스에서 만든 영화 인데~. 마지막 장면이 bourn identity의 마지막 장면과 거의 같습니다. 첨 bourn identity를 그 영화랑 스토리가 똑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리메이크 였구요. 아마 그 때 제목이 "리차드챔벌래인의 추적자" 라고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시 보고 싶군요..
-
Jade 2007/09/10 01:16
영화가 아니라 2부작 티비 시리즈였습니다. 방영제는 '저격자'였죠. 말씀하신대로 원작이 맷 데이먼의 영화와 같은 로버트 루들럼의 'Bourne Identity'였습니다. 후에 워너 비디오에서 2개짜리 비디오로 발매도 되었죠.
-



Prev

Rss Feed